액션 영화를 고를 때 저는 보통 주인공이 얼마나 강한지보다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먼저 봅니다. 완벽한 킬러보다 흔들리는 인간이 훨씬 오래 머릿속에 남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준으로 《에이바》를 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암살자 영화인 줄 알고 틀었는데 어느 순간 가족 드라마를 보고 있었으니까요. 사람을 죽이기 전에 이유를 묻는 킬러의 설정영화는 꽤 독특한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 에이바는 비밀 조직의 지시를 받아 타깃을 제거하는 1급 암살자인데, 임무 직전에 상대에게 반드시 이유를 묻습니다.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서 "모럴 코드(Moral Code)"라는 개념이 떠오릅니다. 모럴 코드란 개인이 스스로 정한 윤리 기준으로, 집단의 명령보다 자신의..
2022년 개봉한 《355》는 CIA, MI6, BND(독일 연방정보국), 콜롬비아 정보국, 중국 국가안전부 출신 요원 다섯 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첩보 액션영화입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제시카 차스테인, 루피타 뇽오, 페넬로페 크루즈, 다이앤 크루거, 판빙빙이 한 화면에 모인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355》팀빌딩: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한 팀이 되는 과정《355》의 구조적 핵심은 '팀빌딩(Team Building)'에 있습니다. 여기서 팀빌딩이란 서로 다른 목적과 배경을 가진 개인들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 체계를 갖춰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영화에서 그 과정이 우호적인 출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CIA 요원 메이스, MI6 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