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엄마 나 어디 있어"라고 전화했을 때 목소리가 떨렸다면, 그 순간의 공포가 어떤 건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 3일 만에 67개국 1위를 기록한 《더 러너》는 바로 그 감각을 85분 내내 밀어붙이는 영화입니다. 직접 보고 나서 한동안 "저라면 계속 달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더 러너》달리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납치극의 구조런던의 아침 조깅 중에 전화 한 통을 받는다는 설정,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또 납치 소재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납치 자체가 아니라 '멈추는 순간 아들이 죽는다'는 조건입니다. 주인공 마이아 마틴은 런던 최고의 변호사입니다. 싱글맘으로 아들 노아를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별 기대 없이 틀었는데, 아들이 사라진 뒤로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생각보다 훨씬 오래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엑스테리토리얼》은 미국 영사관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전직 특수부대원 엄마가 실종된 아들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적 장치를 스릴러 액션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설정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가스라이팅이 스릴러가 되는 순간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불편했던 장면은 액션이 아니었습니다. 사라가 "제 아들이 여기 있었어요"라고 말할 때마다 영사관 직원들이 "그런 아이를 본 적 없습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CCTV에서도 흔적이 없고, 심지어 사라의 엄마마저 딸을 의심합니다.여기서 영화가 ..
형사가 범인을 잡으면 이야기가 끝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악마들》은 바로 그 순간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강력계 형사 최재완과 전과 18범 연쇄살인마 차진혁이 몸을 맞바꾸면서 벌어지는 이 영화, 저는 보는 내내 "과연 사람을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내내 놓지 못했습니다. 악마들 — 바디체인지 설정이 만들어내는 불편한 공포몸이 바뀌는 이야기라고 하면 어떤 장르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대부분은 코미디를 생각할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악마들》을 실제로 보고 나서는 그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여기서 바디체인지(Body Change)란, 두 사람의 신체와 외모가 물리적으로 뒤바뀌는 설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A의 얼굴로 B가 돌아다니고, B의 얼굴로 A가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