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가 중간에 잠깐 멈추고 "이거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건가?" 싶었던 영화가 있습니다. 《베이 오브 사일런스》가 딱 그랬습니다.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사라진다는 설정만 보고 가볍게 틀었다가,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결국 끝까지 붙잡혀 버렸습니다. 단순한 실종 스릴러라고 부르기엔 이 영화가 품고 있는 것들이 좀 더 무겁습니다. 부부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무엇이 남을까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불편함이었습니다. 정확히는 낯선 사람에게 느끼는 공포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의심하게 될 때 찾아오는 그 묘한 불편함이었습니다. 윌은 아내 로잘린드와 함께 이탈리아의 사일런스만에서 청혼을 하고, 그곳에서 결혼을 약속합니다. 새집으로 이사를 하고, 쌍둥이를 기다리고 있었습..
범인을 잡았는데 왜 마음이 더 무거워질까요.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을 다 보고 나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이 그랬습니다. 아동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두 소녀의 서로 다른 진술이 충돌하는 구조인데, 미스터리가 풀릴수록 오히려 찝찝함이 쌓였습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것이 단순한 범인 색출이 아니라는 걸 후반부에야 실감했습니다. 심리 스릴러인데 액션이 없다, 그게 오히려 무서웠습니다《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 꽤 달랐습니다. 속도감 있는 추격이나 자극적인 장면 대신, 인물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장면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충돌 자체가 긴장감이 됩니다. 영화는 7년 전 11살이었던 로니와 앨리스가 아기 올리비아를 유기해 숨지게 한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되는 사건에서 출발합니다...
영화를 보고 전에는 그냥 범죄 스릴러겠거니 싶었습니다. 딸을 잃은 형사, 수상한 용의자, 잠복 수사. 익숙한 구도였거든요. 그런데 30분쯤 지났을 때 제가 보고 있는 장면이 진짜인지 슬쩍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힙노틱(Hypnotic)》은 기억과 현실을 소재로 삼아, 관객이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혼란을 경험하게 만드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최면(Hypnosis)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초능력이 아닌, 인간의 인식 자체를 흔드는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억조작과 최면능력: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형사 대니 루크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은행 근처에 잠복합니다. 제보는 구체적이었습니다. 시간, 장소, 심지어 금고 번호까지. 그런데 정작 벌어진 사건은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노신사 한 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