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레플리카》를 그냥 키아누 리브스 나오는 SF 액션물 정도로 알고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화면에서 눈을 뗀 뒤에도 계속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거든요. 죽은 사람의 기억을 그대로 가진 존재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저는 그 사람이 돌아왔다고 믿을 수 있을까. 복제인간 기술이 실제로 가능할까 — 영화 속 설정과 현실 사이일반적으로 복제인간 하면 외모가 똑같은 사람을 만드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레플리카》의 설정은 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영화 속 윌 포스터가 연구하는 기술의 핵심은 의식 이식(Consciousness Transfer)입니다. 여기서 의식 이식이란 한 사람의 기억, 감정, 자아 전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 뒤 인..
형사가 범인을 잡으면 이야기가 끝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악마들》은 바로 그 순간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강력계 형사 최재완과 전과 18범 연쇄살인마 차진혁이 몸을 맞바꾸면서 벌어지는 이 영화, 저는 보는 내내 "과연 사람을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내내 놓지 못했습니다. 악마들 — 바디체인지 설정이 만들어내는 불편한 공포몸이 바뀌는 이야기라고 하면 어떤 장르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대부분은 코미디를 생각할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악마들》을 실제로 보고 나서는 그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여기서 바디체인지(Body Change)란, 두 사람의 신체와 외모가 물리적으로 뒤바뀌는 설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A의 얼굴로 B가 돌아다니고, B의 얼굴로 A가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