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세이레》를 보기 전까지 '삼칠일'이라는 개념을 반쯤 흘려들었습니다. 출산 후 21일간 부정한 기운을 피해야 한다는 전통 금기인데, 요즘 시대에 그런 걸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냐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무서웠던 건 귀신이 아니라 '내가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 자체였습니다. 죄책감이 공포가 된다는 게 이런 의미인지,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세이레 : 삼칠일 금기, 민속 심리학이 만드는 공포의 구조《세이레》의 제목 자체가 핵심 소재입니다. '세이레'는 아이가 태어난 뒤 21일간 외부의 부정한 기운으로부터 산모와 신생아를 보호하기 위해 지키던 전통 금기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이 기간에는 장례식장, 문상, 병원 등 죽음과 연관된 공간을 피해야 한다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일상이 공포가 된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몰랐습니다. 《뉴 노멀》은 괴물도 없고 귀신도 나오지 않는데, 보고 나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괜히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혼자 사는 집, 편의점, 데이팅 앱 같은 평범한 공간들이 어떻게 공포의 무대가 되는지, 정범식 감독의 앤솔로지 호러 《뉴 노멀》을 통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뉴 노멀》: 평범한 일상이 공포가 되는 배경, 이게 지금 우리 이야기 아닐까요제가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정범식 감독의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기담》과 《곤지암》을 만든 감독이라면 믿고 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뉴 노멀》은 앤솔로지(anthology) 형식으로,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각각 단편처럼 이어지다가 결국 하나의 고리로 연결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