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세이레》를 보기 전까지 '삼칠일'이라는 개념을 반쯤 흘려들었습니다. 출산 후 21일간 부정한 기운을 피해야 한다는 전통 금기인데, 요즘 시대에 그런 걸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냐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무서웠던 건 귀신이 아니라 '내가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 자체였습니다. 죄책감이 공포가 된다는 게 이런 의미인지,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세이레 : 삼칠일 금기, 민속 심리학이 만드는 공포의 구조《세이레》의 제목 자체가 핵심 소재입니다. '세이레'는 아이가 태어난 뒤 21일간 외부의 부정한 기운으로부터 산모와 신생아를 보호하기 위해 지키던 전통 금기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이 기간에는 장례식장, 문상, 병원 등 죽음과 연관된 공간을 피해야 한다는..
영화를 보고 전에는 그냥 범죄 스릴러겠거니 싶었습니다. 딸을 잃은 형사, 수상한 용의자, 잠복 수사. 익숙한 구도였거든요. 그런데 30분쯤 지났을 때 제가 보고 있는 장면이 진짜인지 슬쩍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힙노틱(Hypnotic)》은 기억과 현실을 소재로 삼아, 관객이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혼란을 경험하게 만드는 심리 스릴러입니다. 최면(Hypnosis)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초능력이 아닌, 인간의 인식 자체를 흔드는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억조작과 최면능력: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형사 대니 루크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은행 근처에 잠복합니다. 제보는 구체적이었습니다. 시간, 장소, 심지어 금고 번호까지. 그런데 정작 벌어진 사건은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노신사 한 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