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추락하면 영화가 끝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플레인》은 추락 장면이 사실상 프롤로그였습니다. 살아남은 뒤에 진짜 문제가 시작되는 구조인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 글로벌 1위까지 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비행기 추락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이유《플레인》을 보기 전에 가장 먼저 들었던 의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비행기 사고 영화라면 추락 장면이 클라이맥스 아닌가?' 그런데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추락은 시작에 불과하고, 진짜 위기는 착륙 이후부터 쌓입니다.기장 브로디 토런스는 폭풍 속에서 번개를 맞아 전력이 차단된 항공기를 필리핀 남부의 이름 모를 섬에 불시착시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비상착륙(Emergency Landing)입니다. 비상..
유럽 인구의 99%가 바이러스로 사망한 세계. 저는 이 설정을 보고 당연히 거대한 문명 붕괴 드라마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라스트 맨 다운》은 처음부터 그 기대를 조용히 무시합니다. 세상이 무너진 뒤에도 영화의 시선은 오직 한 남자의 오두막 앞마당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전부이면서, 동시에 의외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무너진 세계, 그런데 왜 카메라는 숲 속만 비추는 걸까요이 영화는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의 내용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쉽게 말해 전쟁, 전염병, 재난 따위로 기존 사회 질서가 완전히 무너진 뒤 살아남은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드 맥스》나 《더 로드》처럼 폐허가 된 세상을 광활하게 담아내는 작품들이 이 장르의 전형입니다. 그런데 《라스트 맨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