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뭔가 틀어놓고 싶은데 무거운 영화는 싫고,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너무 가벼운 것도 좀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제가 《필사의 추격》을 켠 건 딱 그런 날 밤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꽤 진지한 추격 스릴러를 예상했는데, 첫 장면부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넷플릭스 공개 직후 한국 영화 시리즈 통합 순위 2위를 기록한 코믹 액션 영화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코믹 액션 장르가 살아나려면 캐릭터 설계가 먼저다《필사의 추격》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세 인물이 얽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변장에 능한 사기꾼 김인해(박성웅),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형사 조수광(곽시양), 그리고 제주도에서 마약 유통 허브를 구축하려는 조직 보스 주린팡(윤경호)입니다.여기서 잠깐, 마약 유통 ..
솔직히 저는 《젠틀맨》을 보기 전까지 주지훈과 박성웅이 나오는 영화라면 당연히 무게감 있는 범죄 스릴러일 거라 단정했습니다. 근데 막상 틀렸습니다. 2022년 12월 개봉한 김경원 감독의 이 작품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검사 행세를 하며 로펌 대표 권도훈의 거대한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훨씬 가볍고 통쾌하게 흘러갑니다. 무겁게 눌리는 대신 보는 내내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영화였습니다. 주지훈과 박성웅, 전혀 다른 방식으로 완성한 《젠틀맨》의 두 얼굴주지훈이 연기한 지현수는 위기 상황에서도 쉽게 당황하지 않는 흥신소 사장입니다. 검사 사칭이라는 황당한 일을 벌이면서도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풀어나갑니다. 반면 권도훈은 정반대입니다. 큰소리를 치거나 과하게 위협하지 않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