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봉, 제68회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 숫자만 보면 그냥 수작 한 편이려니 했는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여운이 아니라 뭔가 찝찝하게 남는 감각.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만든 이유였습니다. 버려진 아이와 차이나타운이라는 세계영화는 지하철 보관함 10번에서 시작합니다. 이름조차 그 번호에서 따온 '일영'이라는 아이. 태어나자마자 선택권이 없었던 사람이 흘러들어 간 곳이 차이나타운이고, 그 안에서 배운 생존의 언어는 딱 하나였습니다.쓸모가 있느냐 없느냐.여기서 '누아르(Noir)'라는 장르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누아르란 어둡고 비관적인 세계관 속에서 도덕적으로 모호한 인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뜻합니다. 주로 범죄, 폭력, 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강릉》을 보기 전에는 그냥 조폭 액션 영화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건 주먹이 아니라 '낭만'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유오성과 장혁이 만들어낸 두 남자의 충돌은 단순한 세력 싸움이 아니라, 한 시대의 질서가 무너지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래된 한국형 누아르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그 안에서 불편한 질문을 하나 던지는 영화입니다. 유오성 vs 장혁, 두 캐릭터의 구조적 대립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집중하게 된 건 액션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길석과 민석이 같은 화면에 앉아 말을 주고받는 장면들이 오히려 더 긴장됐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인물이라는 게, 대사보다 눈빛과 태도에서 먼저 읽혔습니다. 유오성이 연기한 길석은..